산을 오르라고 한 까닭은?
모든 지혜를 젊은 제자에게 전수하고
죽을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 늙은 스승이
어느 날 제자를 불러 말했다.
"저기 저 너머에는 아주 높고 깊은 산이 있단다.
나는 이제 거기서 편히 쉬고 싶으니
짐을 챙겨서 떠나지 않으련?"
제자는 기꺼이 스승을 업고
짐을 진 채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산은 가파르고 너무나 높았기에
올라도 올라도 힘만 들고 끝은 보이지 않았다.
제자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서 스승을
시원한 그늘에 앉혀놓고는 짐을 풀고 쉬었다.
스승이 제자에게 물었다.
"그만 오르고 싶더냐?"
"아닙니다. 잠시 쉴 뿐입니다."
스승은 아무 말 없이 기다려 주었고
제자는 다시 스승을 업고 산을 올랐다.
한참 오르다가 제자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짐은 잠깐 내려놓고 스승만 업고 가겠노라고 했다.
하지만 한참 스승을 업고 가던 제자는 다시
"스승님. 제가 나중에 모시러 올 터이니
제가 산을 다 오를 동안만 기다려 주세요.
먼저 올라가서 집 상태를 보고 모시러 오겠습니다."
스승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내려온 제자에게
어찌하여 벌써 내려왔냐고 스승이 묻자
"산이 너무 높아 도저히 정상을 보지 못하고
내려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그 말에 스승은 들고 있던 지팡이로
제자를 힘껏 내리치며 호통을 쳤다.
"이런 어리석은 놈! 산을 오르며 너는 어찌하여
아무 것도 얻지 못했더란 말이냐?
중간에 하나둘 포기하더니
이제는 네 자신마저 포기하고
너에게 남은 것이 무엇이란 말이냐!"
제자는 그제야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힘을 내어 스승을 업고 산 정상에 도달했다.
- 솔 바 람(사랑밭 새벽편지) -
오래 전에 버스표를 사면 그 하단에 쓰여있는
글 귀가 불현듯 생각이 납니다.
한자로 도중하자 전도무효(途中下車 前途無效)란 글
그 뜻은 '목적지까지 가지 않고 도증에 차를 내리면
앞으로 가야할 이미 지불한 요금은 반환하지 않는다.'
그러니 중도에 가야할 길을 포기하면 가야할 길도
없어지고 그 인생은 그 것으로 끝난다는 말과 비슷...
출발 할때의 산 정상까지 간다는 첫 마음을 중도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지켜 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염려를 하여 일러주는 말이
초지일관(初志一貫)이란 귀한 가르침입니다.
-하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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