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함께

길고 긴 사막에 모래바람 걷히고 나면...

봄의화신 2012. 4. 19. 20:46

길고 긴 사막에 모래바람 걷히고 나면.../ 인애란 ▒

눈을 감고 뜨면
아무것도 남지 않고 사라지는
신기루라 할지라도
당신이 왠지 좋았네요

꿈같은 사람,
내 사람이 아니 될걸 알면서도
당신이 내민 손
두려움에 떨면서도
잡을 수밖에 없던 나였네요

언제나 목마른 나는
환각뿐인 오아시스라 할지라도
목을 축여야만 했었네요

난 아직도 샘을 찾아서
사막을 건너는 중인데
당신은 모습을 잘도 숨기는군요

길조차 없는 길에
끝이 있기나 하던 가요
가고 가도 다시 만나지 못할
당신인걸 알면서도
미숙한 목마름은
나보다 몇 발자국 앞서있네요

길고 긴 사막에 모래바람 걷히고 나면
내 목에도
단단한 가시 하나쯤 생겨나겠지요
물이 없어도 버텨내는 선인장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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