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같은 하루 / 이정하 ♧
어쩌면
오늘도 나는 연극을 했을 것입니다.
거짓 웃음
거짓 말
거짓 행동을 스스럼 없이 꾸며대며
다른 사람의 것일지라도 모르는 대본을
마치 내것 처럼 외고 다녔을지도 모를일입니다
여기 저기 남아 있는
붓자국을 지워 낸다고는 했지만
아직도 내 얼굴의 어딘가에는
깜빡 잊고 지우지 못한
분장의 찌꺼기가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 자국 그대로 나는 잠이 들것이고
눈을 뜨자 마자 또 정신 없이 집을 나설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관객도 없는 텅 빈 무대에서
무엇을 잡자고 이리도 허우적 거렸는지
모처럼 거울을 봅니다.
많이 변했다는게 대번에 느껴지지만
어떻게 변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마음까지 비춰 주는 거울이 없다는 것은
그래서 퍽이나 다행스러운 일이지요
만일 우리 앞에 마음까지 비춰 주는 거울이 있다면
그때도 그렇게 자신 만만 할 수 있을까요
칭찬은 할수록 늘고,
편지는 쓸수록 감동을 주며,
어려운 이는 찾아갈수록 친근해집니다.
인간 관계에 감동을 주는 사람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습니다.
어떤 기쁨은 큰 것에서 오는 게 아니고,
사소한 것에서 느낄 수가 있지요.
다시 말하면 상대는 나의 사소한
관심과 배려에도 감동을
받을 수가 있지 않을까요?
겨울의 긴 터널을 거의 다 빠져 나온
봄이 분홍빛 향기를 봄바람으로 실고 오나봅니다
날씨가 고르지 못한 요즘에 독감 조심 하시구
화사하게 미소짓는 화요일 보내시기 바래요.
2017년2월21일 화요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