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
한 신부님이 제의 방에 두었던 포도주가
자꾸만 없어지는 것을 눈치챘다.
범인이 사무장이라는 것을 알고 나무랄 기회만 보고 있던 중,
때 마침 사무장이 고해성사를 위해 고해실에 들어왔다.
사무장이 이런 저런 죄를 모두 빠짐없이 고하면서도
유독 포도주 사건에 대해서는 발설하지 않자 괘씸했던 신부님,
“제의 방 포도주에 대해 말씀해 보세요.”
그러자 사무장은 태연하게 “안 들리는데요” 하는 것이었다.
화가 난 신부님은 문을 열고 나와 자리를 바꾸자고 했다.
자리를 바꿔 앉은 두 사람,
신부님의 자리에 앉아 있던 사무장이 신부님에게 먼저 말했다.
“신부님. 올 해 월급 올려주신다고 한 것은 어찌 되었습니까?”
그러자 신부님 왈, “정말 잘 안 들리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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