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아무리 맑은 물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이끼가 생깁니다. / 최 영배 ▣
사랑의 님이시여,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돌아가며 흐르고,
낮과 밤이 서로의 자리를 양보하며,
하늘이 흐렸다 개였다 하나이다.
이 변화 속에서 모든 생물이 열매를 맺고 새끼를 낳고
조화와 발전을 거듭하나이다.
참으로 변화는 우주의 섭리이며
발전과 완성의 에너지이나이다.
우리가 사는 저마다의 인생도 예외없이
이 변화의 섭리 속에 포함되어 있나이다.
그 에너지는 권력으로도 재물로도
그 어떤 계획이나 의지로도 막을 수 없는 것이
분명하나이다.
그래서 님이시여,
지금 위에 있는 사람은 아래로 내려가는 연습을 해야 하고,
지금 풍요로운 사람은 모자라고 빌 때를 예비해야 하나이다.
그리고 오늘의 관계 속에서 행복한 사람은
앞으로 관계의 고통을 위해
미리 기도해야 하나이다.
이 세상의 그 어떤 인생도 평생 웃는 법도 없고,
그렇다고 평생 우는 경우도 없나이다.
그다지 길지 않은 한평생,
웃다가 울다가 하면서
쉬다가 뛰다가 하면서
결코 포기하지 않는 인생이 되어야 하나이다.
오! 님이시여!
변화의 섭리 속에 놓여 있는 우리의 각자의 삶을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간직할 수 있는 얼굴,
고통과 평화를 함께 질 수 있는 든든한 어깨.
좋은 사람 싫은 사람 가리지 않고 품을 수 있는
넓은 가슴으로 꼭 만들어가소서.
언젠가는 우리의 인생이 끝나는 그 시점에서
수고했다는 칭찬 한마디 꼭 들으리이다.
님이시여, 참으로 사랑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