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의 선택은 공평하다 ▒
시간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는다.
무서워하지 말자.
시간은 잔인하지만 공평하다.
잠들어 있는 것,
깨어 있는 것, 여기에 있는 것,
저기에 있는 것, 모든 것들 위로 흘러간다.
꿈은 오로지
사라지기만 하는 건 아닐 거다.
육체는
오로지 낡아가기만 하는 건 아닐 거다.
사라지고 낡아가면서
남겨놓았을, 생에 새겨놓았을
비밀을 내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뿐일 거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함부로 살지 않는 일.
그래, 함부로 살지 말자. 할 수 있는데 안 하지는 말자.
이것이
내가 삶에서 보일 수 있는 최고의 적극성이다.
기어이
잊어야만 하는 일을 벌써 갖지 말자.
왔다가 가버린 것, 저기에서
진이 빠져 마침내 숨을 죽인 것,
여기에서 다시 생기를 줘 살게 하자.
시간에
빼앗기기 전까지 아무것도 잊지 말자.
겉도는 주장으로가
아니라, 이 흘러가는 시간의 무상함 속에서...
[신경숙 산문집,《아름다운 그늘》중에서]
2015년11월5일 목요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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