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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가 기적을 울리는 이유

봄의화신 2018. 10. 23. 06:53

 

기차가 기적을 울리는 이유

처음에는 행복했을 것이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반겨주고,
가끔씩 흔들거리는 벼이삭과 눈인사도 나누며..
참새들과 허공을 가르며 달리기시합도 했던
그 때까지만 해도 기차는 참으로 행복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기차의 얼굴에
여드름이 몽글몽글 날 즈음,
기차는 자신의 처지가 답답했던 것이다.
나는 왜 내 길을 벗어날 수 없을까.. ?

새색시 가슴처럼 도톰하게 핀
벚꽃나무를 보면 잠시라도 가던 길을 버리고
꽃망울에 입맞추고 싶고,

창가에 달빛 드리운 그런 밤이 오면
철로에서 한 걸음 뛰쳐나와
당장이라도 그대에게 달려가련만..

기차는 사랑에 빠졌던 것이다.

잠시 스쳐간 이름도 모를 간이역을
기차는 사랑하게 된 것이다.

느끼고 싶어도 만질 수 없고
고백하고 싶어도 이름도 모르는 간이역을..
그래서 울었던 것이다.

내 마음 알아달라고
시작과 끝을 수 십 번 오가는 이유도
잠시라도 그대를 볼 수 있기에..

내가 늙어 고철이 되어
한 곳에 자리잡고 누워야 한다면
민들레 마당을 갖고 있는 바로 그 간이역임을
알아달라고, 기억해 달라고..

기차는 그렇게
기적소리를 내며 목놓아 울었던 것이다..

[김현태시집 (그대는 왠지 느낌이 좋습니다)]

 

마음이 통하는 벗과 함께
추억을 나누고 싶어지는 10월,,
아름답게 수놓인 홍엽에 마음까지 설레입니다.

제법 서늘해진 공기가 창안 가득 들어 오네요.
요즘은 어디를 봐도 고운 색들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하늘을 쳐다보아도 한없이 드높고 청명합니다.
우리들의 마음도 정화시켜주는 느낌이 드네요.
스스로 그리고 색칠하는 마음속의 밑그림이
오늘도 고왔으면 좋겠습니다.
화사하게 미소짓는 화요일 보내시기를 바래요.

2018년10월23일 화요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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